IHO S-127 해상 교통 관리(MTM) 완벽 가이드: ECDIS 위의 교통 법규 안내서
도로를 운전할 때 우리는 교통 표지판을 봅니다. “이 구간은 80km/h 제한”, “앞으로 1km 톨게이트”, “좌회전 금지” 같은 정보죠. 바다에도 이런 교통 규칙과 서비스 안내가 있을까요? 당연히 있습니다. 그리고 이 정보를 디지털로 표준화한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할 S-127 해상 교통 관리(Marine Traffic Management) 표준입니다.
해상에도 교통 관리가 필요하다
바다의 복잡한 규칙들
바다가 그냥 빈 공간이라고 생각하시나요? 실제로 항구 주변과 주요 해역은 도로보다 더 복잡한 규칙들로 가득합니다.
몇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:
- VTS 구역: 특정 해역에서는 관제센터에 위치를 보고해야 함
- 도선 구역: 대형 선박은 반드시 도선사(항구 전문 안내인)를 태워야 함
- 분리 항로: 통행 방향이 지정된 일방통행 구간
- 정박 금지 구역: 해저 케이블이나 파이프라인 때문에 닻을 내리면 안 되는 곳
- 속도 제한 구역: 고래 서식지나 환경 보호 구역에서의 속도 규제
이런 정보들이 어디에 있는지, 어떤 규칙을 따라야 하는지 선장이 일일이 책자를 뒤적거려야 했습니다. 지금까지는요.
S-127이 해결하는 문제
S-127은 이 모든 교통 관리 및 서비스 정보를 디지털화해서 ECDIS 화면에 보여줍니다.
| 기존 방식 | S-127 방식 |
|---|---|
| 항해 안내서(종이책) 참조 | ECDIS 화면에 바로 표시 |
| 별도의 VTS 안내 문서 확인 | 해당 구역 진입 시 자동 표시 |
| 무선으로 관제센터에 문의 | 미리 정보 확인 후 대비 |
| 규정 누락 위험 | 시스템이 알아서 안내 |
S-127의 정체: 지도 위에 덧붙이는 규칙 레이어
NPIO - 항행 간행물 정보 오버레이
S-127의 공식 명칭은 조금 어렵습니다. NPIO(Nautical Publication Information Overlay), 즉 “항행 간행물 정보 오버레이”입니다.
쉽게 말해서, 기존에 종이 책자로 제공되던 항해 안내 정보를 디지털 레이어로 만들어서 전자해도(S-101) 위에 투명하게 겹쳐 놓는 겁니다.
중요한 점은 S-127이 지리 정보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. S-101 전자해도가 “여기에 등대가 있다, 저기에 방파제가 있다”는 물리적 정보를 제공한다면, S-127은 그 위에 “이 구역에서는 이런 규칙을 따라야 한다”는 관리 정보를 덧붙입니다.
단순화된 지오메트리
S-127 데이터는 지리적 정확도를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. VTS 구역의 경계를 밀리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그리는 게 아니라, 대략적인 위치를 표시해서 “이 근처에서 이런 규칙이 적용된다”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합니다.
왜 이렇게 했을까요? S-127의 목적은 지도를 그리는 게 아니라 규제와 서비스 정보를 위치에 연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. 정확한 경계선은 S-101 전자해도에 이미 있으니까요.
S-127에 담기는 핵심 정보
S-127이 제공하는 정보는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.
1. VTS (선박 교통 서비스)
VTS는 Vessel Traffic Service의 약자로, 항공의 관제탑과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. 바쁜 항구 주변에서 선박들이 충돌하지 않도록 교통을 관리하죠.
S-127에서 VTS 관련 정보는 다음을 포함합니다:
- 서비스 구역: VTS가 적용되는 해역 범위
- 서비스 유형: 어떤 종류의 서비스가 제공되는지
- 이용 지침: 선박이 따라야 할 절차
특히 서비스 유형은 세분화되어 있어요:
| 서비스 유형 | 설명 |
|---|---|
| Information Service | 기상, 해상 상태 등 정보 제공 |
| Traffic Organisation Service | 선박 흐름 조정 및 조직화 |
| Navigational Assistance Service | 항해 지원 및 조언 |
| Ship Reporting Service | 선박 위치 보고 접수 |
| Local Port Service | 항만 특화 서비스 |
2. 도선 (Pilotage)
도선사는 특정 항구나 해역을 잘 아는 전문가입니다. 대형 선박이 좁은 항구에 들어갈 때, 그 항구를 매일 다니는 도선사가 배에 올라타서 선장에게 조언을 해주죠.
S-127은 다음 정보를 제공합니다:
- 도선 구역: 도선사를 태워야 하는 해역
- 강제 여부: 필수인지 권고인지
- 연락처: 도선사를 요청하는 방법
- 적용 선박: 어떤 크기/종류의 선박에 해당하는지
3. 항로 지정 조치 (Routing Measures)
바다에도 고속도로의 분리대처럼 통행 방향이 지정된 구간이 있습니다. 이걸 분리 통항 방식(TSS, Traffic Separation Scheme)이라고 해요.
S-127은 이런 항로 규제 정보를 담습니다:
- 분리 통항대 위치
- 진입/이탈 규칙
- 교차 항행 제한
4. 선박 보고 시스템 (Ship Reporting)
특정 해역을 통과할 때 선박은 관제 당국에 위치와 항해 계획을 보고해야 합니다. S-127은 이 보고 시스템의 구역과 절차 정보를 제공합니다.
기술적 구조: GML 기반 벡터 데이터
HDF5가 아닌 GML
S-100 시리즈를 공부하다 보면 HDF5라는 파일 형식을 자주 보게 됩니다. S-102(수심), S-104(수위), S-111(해류)은 모두 HDF5를 사용하죠. 격자 형태의 대용량 수치 데이터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.
하지만 S-127은 다릅니다. S-127은 GML(Geography Markup Language)을 사용합니다. GML은 XML 기반의 지리 정보 표현 언어예요.
왜 GML일까요?
- S-127은 격자 데이터가 아니라 벡터 데이터입니다
- VTS 구역 같은 영역을 점, 선, 면으로 표현합니다
- 속성 정보(서비스 유형, 연락처 등)가 많이 들어갑니다
- XML 기반이라 사람이 읽기도 비교적 쉽습니다
S-101과의 유사성
같은 GML 기반 벡터 제품인 S-101(전자해도), S-124(항행 경고)와 기술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가집니다. 다만 S-101이 물리적 지형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면, S-127은 관리/서비스 정보에 집중합니다.
복합 속성과 시간 정보
구조화된 정보
S-127의 데이터는 단순한 “이름 = 값” 형태가 아닙니다. 복합 속성(Complex Attributes)을 사용해서 정보를 계층적으로 구조화합니다.
예를 들어, VTS 구역 하나에 대해:
VesselTrafficServiceArea
├── featureName
│ ├── name: "부산항 VTS"
│ └── language: "ko"
├── categoryOfVesselTrafficService: "Traffic Organisation Service"
├── textContent
│ ├── information: "입항 1시간 전 보고 필수"
│ └── language: "ko"
└── periodicDateRange
├── dateStart: "2025-01-01"
└── dateEnd: "2025-12-31"
이런 식으로 하나의 피처에 이름, 서비스 유형, 안내 문구, 유효 기간 등이 모두 구조화되어 담깁니다.
시간 정보의 중요성
특히 눈여겨볼 것은 날짜 범위 속성입니다:
- fixedDateRange: 고정된 기간 (예: 2025년 1월~12월)
- periodicDateRange: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기간 (예: 매년 여름철)
왜 이게 중요할까요? 해상 규제는 영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. 군사 훈련 때문에 특정 기간만 적용되는 항행 제한, 여름철만 운영하는 도선 서비스 등이 있죠. S-127은 이런 시간 정보를 데이터에 포함시켜서 ECDIS가 “지금 이 규칙이 유효한지” 자동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합니다.
다른 S-100 제품과의 관계
S-127이 다루지 않는 것
S-127은 해상 교통 관리에 집중합니다.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제품이 담당하는 정보도 있어요:
| 정보 유형 | 담당 표준 |
|---|---|
| 해양 보호 구역 | S-122 |
| 해양 무선 서비스 | S-123 |
| 항행 경고 | S-124 |
| 항만 시설물 | S-131 |
예를 들어 “이 해역은 고래 보호 구역입니다”는 S-122가 담당하고, “VHF 채널 16으로 통신하세요”는 S-123이 담당합니다. S-127은 교통 흐름 관리에만 집중합니다.
ECDIS에서의 통합
ECDIS는 이 모든 제품을 함께 표시할 수 있습니다:
- S-101: 기본 해도 (지형, 등심선, 항로표지 등)
- S-127: 교통 관리 정보 오버레이
- S-124: 긴급 항행 경고 오버레이
- S-104: 실시간 수위 정보
항해사는 자신에게 필요한 레이어를 켜고 끄면서 상황에 맞는 정보만 볼 수 있습니다.
비유로 정리: 네비게이션의 교통 정보 레이어
S-127을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자동차 네비게이션에 비유하는 겁니다.
| 구분 | 자동차 네비게이션 | S-127 |
|---|---|---|
| 기본 지도 | 도로, 건물, 지형 | S-101 전자해도 |
| 교통 정보 레이어 | ”이 구간 정체”, “공사 중 우회” | S-127 해상 교통 관리 |
| 표시 내용 | 속도 제한, 톨게이트, 유턴 금지 | VTS 구역, 도선 구역, 항로 지정 |
| 시간 정보 | ”출근 시간대 혼잡" | "2025년 1월~12월 유효” |
| 목적 | 효율적이고 안전한 운전 | 효율적이고 안전한 항해 |
네비게이션이 “300m 앞 과속카메라”를 알려주듯, S-127은 “이 구역 진입 전 VTS에 보고하세요”를 알려줍니다.
마무리
S-127은 S-100 체계에서 해상 교통의 규칙과 서비스 정보를 담당합니다.
핵심을 정리하면:
- NPIO(항행 간행물 정보 오버레이): 전자해도 위에 겹쳐지는 규제/서비스 레이어
- 주요 정보: VTS 구역, 도선 서비스, 항로 지정, 선박 보고 시스템
- GML 인코딩: XML 기반 벡터 데이터로 속성 정보 풍부
- 시간 정보 포함: 규제의 유효 기간을 데이터에 명시
- 단순화된 지오메트리: 정확한 경계보다 위치 기반 정보 연결에 집중
항구에 입항하는 선장이 “이 구역에서 뭘 해야 하지?”를 고민할 때, S-127이 ECDIS 화면에서 바로 답을 보여줍니다.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해상 교통을 위한 디지털 안내서, 그게 바로 S-127입니다.
참고 자료 다운로드
이 글에서 참조한 IHO 공식 문서를 아래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:
- S-127 Marine Traffic Management Product Specification Edition 1.0.0 (해상 교통 관리 제품 사양서)
IHO 표준 AI 어시스턴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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